한 송이 꽃으로 소중한 사람을 맞이하다

오랜만에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최근 몇 년간은 사람과 만나는 것이 어려웠던 가운데서의 반가운 소식. 바로 친구를 맞이할 준비를 시작한다.

먼저 청소부터. 특히 가장 먼저 손님을 맞이하는 현관은 정성스럽게 정돈하자. 쓸고 닦고, 소품들의 위치를 바로잡는다. 깔끔해지긴 했지만, 뭔가 부족하다.

そうだ、季節の花で迎えよう。

꽃집으로 향하며, 친구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꽃을 선택한다. 달리아일까. 거베라일까. 결정하지 못해서, 둘 다 샀다.

시가라키야키 한 송이 꽃병. 작고 아담하여 장소를 가리지 않으면서도, 겹겹이 발라진 푸른 유약이 만들어내는 우연의 풍합이 마음에 든다. 이 한 송이 꽃병과 함께 맞이할 꽃은 어떤 것일까. 고민 끝에...

블루 한 송이 꽃병과 빨간 달리아로 화사하게 맞이하기로 했다.

친구가 돌아가고, 한 송이 꽃병에 가베라로 꽂아 바꾸어 다이닝 테이블에 다시 놓는다.

마음 편한 친구와는 몇 년을 떨어져 있어도, 만나면 순식간에 그때로 돌아간다. 현관의 한 송이 꽃병에도 눈여겨봐 주며, 자신도 해보겠다고. 다음에 내가 찾아갈 때는 계절의 꽃을 선물로 가져가야겠다.

  • 信楽焼の一輪挿し「しずく」にピンクのお花が生けられている写真

다음 날 아침, 정원에 용담꽃이 피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한 송이 꽂을 수 있는 꽃병에 담아 주방 창가에 두어 보았다. 가을의 깊어짐을 느끼며 저도 모르게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마음에 드는 일륜삽을 찾고 나서부터 일상생활에 꽃을 들여놓게 되었다.

계절을 가까이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과 마주해보거나, 누군가를 생각해보거나, 꽃을 감상하며 그런 시간을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된 자신이 왠지 기쁘다.